1. 오서산 억새의 매력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충남 보령에 있는 오서산은 은빛 억새 물결로 장관을 이루며 등산객을 불러 모읍니다. 오서산은 까마귀 오, 깃들일 서 한자를 써서, 이름 그대로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깃들어 사는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실제로 까마귀가 많아서 소지품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들도 합니다. 오서산은 ‘전국 3대 억새 명산’으로 꼽힐 만큼 억새 군락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 가을이 되면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이 온통 억새밭으로 변합니다.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억새와 함께 서해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억새가 바람에 따라 출렁일 때마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장관이 연출됩니다. 사진명소로도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요, 특히 오후 햇살에 억새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시간은 최고의 순간을 선사합니다. 실제로 오서산 억새밭은 전국의 사진 동호회에서 꼭 가봐야 할 가을 출사 명소로 손꼽히며, SNS에서도 인생샷 장소로 자주 등장합니다. 또한 오서산은 해발 790미터로 산세가 많이 높지 않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편안한 산행지입니다. 억새철에 맞추면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가까이에서 억새를 볼 수 있어 체감상 산행 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지게 됩니다. 또 맑은 날씨에는 오서산 정상에서 서해바다와 억새의 풍경을 함께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계절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순간이 되기 때문에 많은 등산객들이 매년 이 시기를 기다립니다. 바로 지금 2025년 10월초, 억새가 산을 온통 뒤덮었으니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오서산으로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2. 방문팁과 코스 추천
오서산은 다양한 등산코스가 있습니다. 그 중에 최단코스인 쉰질바위코스와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자연휴양림에 주차할 경우는 입장료와 주차요금이 발생합니다. 쉰질바위코스는 등산로 입구까지 접근할때 길이 좁고 비포장 도로여서 차로 가기가 어렵고, 비오는 날은 미끄러워서 위험합니다.
-자연휴양림 코스 : 오서산 자연휴양림 → 월정사 → 정상 → 원점회귀
-쉰질바위 코스 : 쉰질바위들머니 → 정상 → 오서정 → 원점회귀
-성연주차장 코스 : 성연주차장 → 시루봉 → 정상 → 월정사 → 오서산 자연휴양림 → 주차장
-가루고개 코스 : 오서산 자연휴양림 → 가루고개 → 정상
-성동마을 코스 : 성동주차장 → 시루봉 → 정상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이용이 편리합니다. 자연휴양림 코스를 선택한다면 보령 시내에서 약 40분 소요됩니다. 주차장은 넓지만 억새철 주말에는 이른 시간에 만차가 되므로 아침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행 시에는 충분한 물과 간단한 간식, 그리고 바람막이 겉옷을 준비해야 합니다. 가을 산은 아침과 낮의 기온 차가 크고, 정상에 오르면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따뜻하게 입는 것이 좋습니다. 또 억새밭에서는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니 모자와 선글라스를 챙기면 한결 편안한 산행이 될 것입니다. 산행 후에는 무창포해수욕장에 들러 일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창포는 ‘바닷길이 열리는 바다’로 유명해 간조 시간에는 섬까지 걸어가보는 진귀한 체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천해수욕장과 보령머드테마파크도 가까워 바다산책과 체험 활동을 곁들일 수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성주사지 삼층석탑이나 개화예술공원에 들러 차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대표적인 먹거리는 가을 제철 굴과 보령 김입니다. 무창포항과 대천항 근처 식당에서 굴찜, 굴전, 회무침 등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바닷가 근처 어시장에서 갓 잡아올린 해산물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추천하는 음식은 ‘굴 칼국수’와 ‘보령 김밥’인데, 바다향 가득한 김과 해산물이 어우러져 여행의 맛을 더해줍니다.
3. 오서산 억새꽃 등산대회
올해도 오서산에서는 억새꽃 절정기에 맞춰 등산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핵심은 등산 대회이지만, 다양한 부대행사가 곁들여진 축제 형태입니다. 대회 당일에는 억새철의 절정과 축제가 겹쳐 평소보다 활기가 넘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라면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등산코스(2024년 기준)>
- 약 8km 코스 : 행사장 → 신암터 → 북절터 → 정상 → 시루봉 → 성골 → 주차장
- 약 4km 코스 : 주차장 → 성골 → 임도 → 문수골 → 성연소류지 → 용못 → 주차장
<부대행사(2024년 기준)>
- 공연 및 문화행사 : 주민자치 공연(풍물, 노래, 민요 등), 초청가수공연, 품바공연, 경품추첨
- 전시 및 체험 : 사진전시, 지역문화체험 프로그램, 우드버닝 체험, 특산품 판매 등
오서산의 은빛 억새를 배경으로 음악과 공연을 함께 즐기는 경험은 흔치 않습니다. 다만 조용한 산행을 원한다면 대회일을 피해 방문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고, 반대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이 날을 맞춰 오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공지되지 않았는데, 작년에는 10월 26일에 열렸고 보통 10월말에서 11월초에 개최됩니다. 10월 중순 이후 방문 전에 보령시청 홈페이지에서 세부 일정과 프로그램, 교통 안내 등를 확인하고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올해 가을,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마음속에 오래 남을 여행을 원한다면 오서산을 추천합니다. 억새의 파도와 함께 걷는 길, 그리고 축제의 흥겨움은 시간이 지나도 잊기 힘든 가을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