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의 꼽추' 무성영화부터 디즈니까지- 쿠아지모도의 얼굴, 에스메랄다의 선택, 프롤로의 욕망, 비극과 희망 사이
1831년, 빅토르 위고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썼습니다. 종지기 쿠아지모도는 등이 굽고 얼굴이 흉측한 데다 한쪽 눈마저 보이지 않았고, 집시 무희 에스메랄다는 아름답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리에서 춤을 췄습니다. 부주교 클로드 프롤로는 경건한 성직자였지만 에스메랄다를 욕망했고, 그 욕망이 결국 모두를 파괴했습니다. 원작의 결말은 비극입니다. 에스메랄다는 교수형 당하고, 쿠아지모도는 그녀의 시신을 안은 채 죽으며, 프롤로는 쿠아지모도에게 밀려 떨어져 죽습니다. 아무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화들은 이 결말을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무성영화 시대는 쿠아지모도를 순교자로 만들었고, 할리우드 황금기는 에스메랄다를 살렸으며, 디즈니는 모두를 살려 해피엔딩을 만들..
2026. 2. 18.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의 재해석- 시대별, 캐스팅, 현대화, 사랑과 폭력
"오, 로미오, 로미오, 당신은 어찌하여 로미오인가요?" 셰익스피어가 1590년대에 쓴 이 비극은 400년이 넘도록 무대와 스크린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왔습니다. 10대 연인들의 사랑과 죽음이라는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각 시대의 영화들은 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어떤 영화는 장엄한 비극으로, 어떤 영화는 청춘의 열정으로, 또 어떤 영화는 폭력적인 갱 문화의 희생으로 그렸습니다. 제일 유명한 건 올리비아 핫세가 나온 1968년 버전인데, 1996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로미오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영화만 아는 사람도 많았지요. 대표적인 두 영화를 포함해서, 1936년 할리우드의 화려한 고전부터 1968년 제피렐리의 혁명적 해석, 그리고 1996년 바즈 루어만의 파격적인 현대화까지 각..
2026.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