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h, humbug!" 에베니저 스크루지는 크리스마스를 증오합니다. 돈만 사랑하고 사람들을 경멸하며 자선을 거부합니다. 조카가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에 초대하면 "바보 같은 소리!"라고 일축하고, 자선 단체가 기부를 요청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빈민 수용소로 가면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느 크리스마스이브 밤, 과거의 유령, 현재의 유령, 미래의 유령이 나타나 스크루지에게 그의 과거를 보여주고 현재를 깨닫게 하며 미래를 경고합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아침, 스크루지는 변합니다. 찰스 디킨스가 1843년에 쓴 이 짧은 소설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바꿔놓았습니다. 그전까지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축일이었지만 디킨스 이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자선과 변화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동안 크리스마스 캐럴은 수십 번, 어쩌면 수백 번 각색되었는데 그중 네 가지 버전이 특히 중요합니다. 1951년 앨러스테어 심의 스크루지는 원작에 가장 충실했고, 1988년 빌 머레이의 스크루지는 현대 사회의 상업화를 풍자했으며, 2009년 짐 캐리의 스크루지는 기술적 혁신으로 어둡고 무서운 빅토리아 시대를 재현했고, 2019년 가이 피어스의 스크루지는 가장 심리적이고 어두웠습니다. 스크루지는 단순한 구두쇠 악당에서 트라우마를 가진 피해자가 됐고, 유령들은 초자연적 존재에서 심리치료사 같은 존재가 됐으며, 크리스마스는 순수한 도덕극에서 자본주의 비판의 무대가 됐습니다.

1. 스크루지의 얼굴 - 악당에서 피해자로
앨러스테어 심의 스크루지(1951)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흑백으로 촬영된 빅토리아 시대 런던을 배경으로 날카로운 얼굴과 차가운 목소리, 경직된 움직임으로 스크루지를 거의 기계 같은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스크루지를 단순한 악당으로만 만들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혼자 남겨진 어린 시절, 약혼녀 벨에게 버림받은 젊은 날의 장면들을 보여주며 스크루지가 악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비쳤습니다. 스크루지가 자신의 장례식을 보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아무도 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물건을 훔쳐가며 그의 이름을 저주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스크루지가 변하는 순간은 진심이었습니다. 울면서 웃고 창문을 열어 지나가는 소년에게 소리치는 장면에서 스크루지는 거의 광적으로 행복했습니다. 빌 머레이의 스크루지(1988, Scrooged)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배경은 1980년대 뉴욕 TV 방송국이었고, 머레이는 냉혹한 TV 중역 프랭크 크로스를 연기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여자친구를 버리고 형제를 무시했지만, 머레이는 이 모든 것을 냉소적 유머로 연기했습니다. 관객은 그를 미워하면서도 웃었습니다.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를 상업화한 1980년대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였습니다. TV 방송국이 제작한 크리스마스 특집 예고편이 폭력적인 액션 영화처럼 그려지는 오프닝 장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짐 캐리의 스크루지(2009)는 기술적 혁신이었습니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모션캡처 기술을 사용했고 짐 캐리는 혼자서 스크루지와 세 유령을 모두 연기했습니다. 캐리의 스크루지는 극도로 과장된 얼굴과 거의 비현실적인 움직임으로 그로테스크했는데, 모션캡처 기술이 만들어낸 불쾌한 골짜기 효과가 불편함을 주었지만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어두운 비주얼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변하기 전의 스크루지는 거의 괴물이었고 그래서 그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었습니다. 가이 피어스의 스크루지(2019)는 가장 어두웠습니다. 피키 블라인더스의 스티븐 나이트가 각본을 쓴 BBC 3부작 미니시리즈로, 스크루지를 단순한 구두쇠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학대와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잔인함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남자로 그렸습니다. 피어스의 스크루지는 소리를 지르는 대신 차갑게 말하고 감정을 숨기며 고통을 내면에 가뒀는데, 그것이 더 무서웠습니다.
2. 유령들의 방문
앨러스테어 심 버전의 유령들은 초자연적인 도덕 선생님 같았습니다. 빛나는 과거의 유령, 거대한 현재의 유령, 침묵하는 검은 망토의 미래의 유령. 그들은 스크루지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쳤습니다. 빅토리아 시대 도덕극의 형식이었습니다. 빌 머레이 영화에서 유령들은 코믹하면서도 폭력적이었습니다. 뉴욕 억양의 택시 운전사 과거의 유령, 사랑스러운 외모로 가학적인 치료를 하는 현재의 유령, 거대한 해골 얼굴의 미래의 유령. 이들은 크로스를 때리고 관 속에 집어넣어 산 채로 화장하려 했습니다. 이것은 1980년대 TV 문화에 대한 풍자였습니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며 시청률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방송국이 만든 크로스에게, 유령들은 그 방식 그대로 되돌아왔습니다. 짐 캐리 버전의 유령들은 시각적으로 가장 화려했습니다. 촛불 같은 과거의 유령, 스크루지를 런던 위로 날리는 거대한 현재의 유령, 손가락만으로 지옥 같은 미래로 밀어 넣는 미래의 유령. 저메키스는 3D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유령들을 쇼맨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이 피어스 버전의 유령들은 심리치료사였습니다. 앤디 서키스가 연기한 과거의 유령은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늙고 썩어가는 듯 보였고 스크루지의 억압된 기억을 강제로 파헤쳤습니다. 현재의 유령의 옷 아래에는 "무지"와 "궁핍"이라는 이름의 굶주린 아이들이 숨어 있었는데 이 장면은 디킨스 원작에 있는 것이지만 BBC 버전은 이를 좀비처럼 끔찍하게 표현했습니다. 미래의 유령은 침묵했지만 스크루지에게 자신의 관 속에서 자신의 시신을 보게 했습니다. 여기서 유령들은 스크루지의 방어기제를 무너뜨리고 그를 직면하게 만드는 프로이트적 모습이었습니다.
3. 크리스마스의 의미 - 종교에서 자본주의 비판으로
앨러스테어 심 버전에서 크리스마스는 순수했습니다. 기독교적 구원과 용서를 강조했고, 프레드의 집에서 가족들이 모여 게임을 하고 웃는 장면과 가난하지만 행복한 크래칫 가족의 저녁 식사는 따뜻했습니다. 선물보다는 함께 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빌 머레이 버전은 정반대였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완전히 상업화됐고 TV 방송국은 시청률을 위해 크리스마스를 소비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장면에 와서 크로스가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대본을 버리고 울부짖습니다. "크리스마스는 당신 안에 있습니다!"라고 그가 외쳤을 때, 우스꽝스러웠지만 동시에 진심이었습니다. TV라는 상업적 매체 안에서도 진심은 여전히 힘이 있었습니다. 짐 캐리 버전의 크리스마스는 양면적이었습니다. 눈 덮인 거리와 장식된 가게와 캐럴을 부르는 사람들로 동화 같은 아름다움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추위에 떠는 가난한 사람들과 굶주린 아이들을 함께 보여줬습니다. 부자들에게는 축제였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생존이었습니다. 가이 피어스 버전은 크리스마스를 가장 비판적으로 다뤘습니다. 부자들이 크리스마스에 자선을 베푸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을 폭로했습니다. 구빈법과 빈민 수용소와 아동 노동이 전면에 나왔고, 스크루지는 이 시스템의 일부이자 동시에 희생자였습니다.
4. 하룻밤 사이에 변화할 수 있는가
앨러스테어 심 버전의 답은 명확했습니다. 그렇다. 스크루지는 완전히 변했습니다. 웃고 춤추며 사람들을 포옹하고, 밥 크래칫의 월급을 올려주고 타이니 팀의 두 번째 아버지가 됐습니다. 도덕적 교훈이 효과가 있고, 사람은 선해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결말이었습니다. 빌 머레이 버전도 변화를 믿었지만 더 복잡했습니다. 크로스는 생방송 카메라 앞에서 무너지며 고백했습니다. 자신은 인간이었지만 어딘가에서 길을 잃었다고. 변화는 진심이었지만 동시에 공개적이었고, TV를 통한 감정은 상품화된 진심이었습니다. 짐 캐리 버전의 변화는 가장 극적이었습니다. 자신의 무덤 앞에서 울부짖다가 깨어나 침대에서 뛰어내려 웃으며 춤추는 장면은 거의 다시 태어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메키스는 스크루지가 문자 그대로 공중에 떠오르며 하늘을 나는 것으로 변화를 물리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가이 피어스 버전은 가장 회의적이었습니다. 스크루지는 변했지만 완전히는 아니었습니다. 밥 크래칫을 도왔지만 여전히 불편해했고, 크래칫 가족과 함께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눈에는 슬픔과 죄책감과 의심이 남아 있었습니다. BBC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룻밤에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변화는 가능하고,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마치며 - 우리는 모두 스크루지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스크루지입니다. 돈을 걱정하고 자선을 미루며 크리스마스가 번거롭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합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하룻밤에 완전히 변하지 않더라도, 악인이 아닐 수는 있다고. 스크루지와 소년의 대화를 기억해 보세요. "오늘이 무슨 요일이야?", "크리스마스예요!" 스크루지는 웃었습니다. "나는 시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아직 시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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