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태백산맥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조선시대 사찰과 근대문학의 무대를 품은 지역입니다. 이번에는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평창의 대표 역사체험 명소 세 곳을 소개합니다.
1. 오대산 월정사
오대산 초입에 들어서면 두 갈림길이 나옵니다. 정면으로 다리를 건너면 월정사로 이어지고, 오른편으로는 전나무숲길이 펼쳐집니다. 이 전나무숲길은 오대산국립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을 만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합니다. ‘천년의 숲’이라 불리는 이 길은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울창한 전나무가 만들어 주는 시원한 그늘이 있어 걷기에 좋고, 오대천을 따라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며 쉴 수도 있습니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시대,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지로 여긴 오대산에 지은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이곳은 종교 공간이자,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귀중한 사서를 보관했던 오대산 사고가 위치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사찰 내에는 국보 제48호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고려 전기의 대표적인 다층 석탑으로 그 형태와 조각이 매우 아름답고 독특합니다. 또 하나의 주요 문화재인 보물 제139호 석조보살좌상도 함께 있어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문화유산 교육이 됩니다. 관람 후에는 전통 찻집 ‘청류다원’에 들러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사방으로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여 전통 다기와 차 문화를 체험하는 고즈넉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2.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은 조선 500년의 역사가 집약된 공간으로,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등 귀중한 문화유산 80여 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 자체로 한국 기록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특히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으로 불법 반출되었다가, 무려 110년 만에 다시 오대산으로 돌아온 유산입니다. 아픈 과거를 딛고 되찾음으로써 역사적 가치가 더해져 큰 감동을 줍니다. 의궤는 조선시대 국가 의례와 주요 행사를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글과 그림으로 정리한 기록물 입니다. 철종의 실물 크기 어진(초상화)도 귀하고 특별한 유물 입니다. 1층의 어린이박물관은 특히 어린이 동반 가족 방문객이 꼭 들러야 할 장소입니다. 오대산의 절경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전시, 실록 속 이야기가 담긴 오디오 장비, 실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시청 공간 등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다양합니다. 직접 철자 퍼즐을 맞춰 실록을 완성하거나, 클라이밍을 통해 언덕을 오르며 바람에 실록을 쐬어주는 포쇄 체험, 의궤 그림 그리기, 실록을 지키는 인물 캐릭터 만들기 등 창의적인 놀이와 배움이 가득합니다.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이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발밤발밤 가까워지는 우리보물, 실록’은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 토요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조선왕조실록의 제작, 보관, 반출과 귀환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체험 중심으로 학습하며, 가족이 한 팀이 되어 전시실을 둘러보며 활동지를 작성하고, 실록을 오대산 사고로 안전하게 옮기는 보드게임도 하는 등 흥미롭고 의미있는 프로그램 입니다.
https://sillok.gogung.go.kr/sillok/pgm/cultureEventReg/edu/list.do?menuNo=1300091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화와 역사의 이해를 돕는 좋은 동반자,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sillok.gogung.go.kr
3. 효석문화마을
효석문화마을은 우리나라 단편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지이자, 작가 가산 이효석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입니다.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효석 선생은 당시의 도시와 농촌, 전통과 근대문화를 작품 속에 담아내었다. 하나의 전시관 건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에 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효석문화마을은 이효석문학관, 이효석문학비, 물레방앗간, 이효석 문학의 숲, 이효석 생가마을, 이효석 생가터, 충주집, 가산공원을 아우른다. 각 공간을 거닐며 이효석 선생의 삶과 작품세계를 깊이있고 실감나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매년 9월에 열리는 ‘효석문화제’는 효석문화마을을 대표하는 축제로, 문학과 자연, 전통이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집니다. 올해 2025년 효석문화제는 9월 5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소설 속 배경처럼 마을 전체에 하얗게 만개한 메밀꽃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흥정천 소원볼 띄우기, 징검다리 체험, 메밀꽃 문학열차, 승마체험(말·당나귀), 황금메밀을 찾아라, 스탬프 투어, 추억의 음악여행(사연신청 음악방송), 어린이놀이터, 봉숭아 물들이기, 사진 공모전, 손글씨 대회, 국악공연, 봉평민속보존회 거리공연, 문학탐방, 메밀음식 체험, 봉평전통시장 체험, 효석 전국백일장 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롭고 풍성한 체험과 볼거리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축제입니다. 특히 교육적 의미까지 더해 주며, 평소 그 시대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면서 근대문학에 관심을 갖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평창 효석문화제
사랑스런 메밀꽃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여행안내프로그램,숙소안내,음식점안내,축제이벤트,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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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한 곳들을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역사적 지식 그 이상의 감동이 있을 것입니다. 좋은 추억도 남기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살아있는 역사 수업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