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아름다운 관광지일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섬입니다. 제주도에서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대표적인 역사 체험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1. 제주돌문화공원에서 탐라의 뿌리를 배우다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 고유의 돌문화를 중심으로 고대 탐라국의 문화와 민속을 전시한 역사공원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탐라국’이라는 고대 국가에 대해 실감 나게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신화와 역사, 민속신앙이 결합된 테마 전시가 특징입니다.
특히 ‘돌하르방’의 유래, 무속신앙과 관련된 전통 유물, 제주인의 삶을 보여주는 전통 초가집 등은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2025년 6월에 개관한 설문대할망전시관 내 어린이관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제주를 창조한 거대여신인 설문대할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게임형식으로 만든 거대규모의 키즈카페 형식으로 역사의 의미뿐 아니라 커다란 재미도 선사합니다.
2.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만나는 제주도의 역사 흐름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도의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대표적인 역사 교육기관입니다. 실내 전시이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관람할 수 있으며, 어린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해양문화, 탐라국의 정치체계, 조선시대 제주목의 행정 구조 등 지역 특화 주제를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되어 있어, 교과서 속 내용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워크북, 전시 퀴즈,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어 역사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감 영상실'은 제주의 역사, 문화, 자연을 담은 3가지 미디어 아트 영상이 상영되는데 가장 제주다운 내용이면서 웅장하기도 해서 큰 몰입을 유발합니다.
박물관 외부에는 전통 초가 건물과 제주식 정원이 재현되어 있어 관람 후 야외 활동으로 연계하기도 좋습니다.
3. 제주목 관아, 성읍민속마을, 민속촌에서 체험하는 제주의 옛 모습
조선 시대 제주 지역의 행정 중심지였던 제주목 관아는 당시 목사들이 근무하던 곳으로, 현재는 복원되어 시민에게 개방된 역사 교육 공간입니다. 목사청, 연희각, 제주성터 등을 통해 조선시대 지방 행정 체계와 삶의 방식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어 아이에게도 훌륭한 학습 기회를 제공합니다. 글로벌한 인기를 끈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성읍민속마을은 제주의 전통 마을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유적으로, 실제 주민이 거주하면서 민속적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곳입니다. 돌담길, 초가집, 전통 우물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전통혼례 재현, 민속놀이, 제주의 설화 이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학습 공간입니다.
이와 함께 표선면에 위치한 제주민속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입니다. 약 100여 채의 초가집이 복원되어 있어 제주 사람들의 옛 삶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며, 무속신앙, 해녀문화, 제주의 생업 구조 등 지역의 독자적 전통을 다채롭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성읍민속마을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연계해 둘러보면 제주 민속 문화를 짧은 시간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제주 4·3평화공원에서 배우는 평화와 인권의 가치
제주 4·3사건은 1948년, 해방 이후 혼란한 정국 속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 사건으로, 수많은 제주 주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를 기념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한 공간이 바로 제주 4·3평화공원입니다. 특히 2025년 4월 1일, '진실을 밝히다 : 제주 4.3 아카이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더욱 중요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4.3평화공원은 4·3평화기념관, 공원, 어린이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념관내의 전시실에서는 사건의 배경과 전개, 피해자들의 증언과 기록을 사진·영상·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심도있으면서도 눈높이에 맞춘 도슨트를 통하면 초등 고학년 이상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원에는 위령비, 추모의 벽, 희생자 명단비, 조형물 등이 조성되어 있어 조용한 묵상과 함께 깊이 있는 체험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어린이체험관은 6세~11세의 저학년도 쉽게 4.3을 배울 수 있도록 시각자료와 체험요소를 잘 활용했고 반드시 인터넷 사전예약이 필요합니다.
이렇듯 제주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아이의 역사 교육에 큰 도움이 되는 살아 있는 체험 학습지입니다. 고대 탐라의 시작부터 조선시대 지방 행정, 제주 민속 문화, 그리고 근현대사의 비극과 교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학습 장소가 제주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제주를 여행하며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들고, 마음으로 느끼는 역사의 현장을 직접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교과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짜 배움이 제주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