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을이 시작되는 곳, 곡교천 은행나무길
가을이 시작되면 아산 곡교천을 따라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하나둘 옷을 갈아입습니다. 초록의 여름을 지나 노란빛을 머금기 시작한 잎사귀들이 바람에 흔들리면, 마치 강가를 따라 황금빛 강물이 흐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35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모여 약 2.1km에 달하는 은행나무길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며 멋진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이 때문에 매년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듭니다. 은행나무만 인기인 것은 아닙니다. 초가을부터는 코스모스를 중심으로 가을꽃밭이 넓게 펼쳐지고 댑사리도 그 뒤를 이어 만개합니다. 은행나무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세월의 기억을 품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현충사가 인근에 있어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라를 지킨 이들의 숨결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 자연과 역사의 울림을 함께 안겨주는 곳입니다. 또한 가을철에는 지역 주민들이 소규모 공연이나 플리마켓을 열어 길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기도 합니다. 방문객들은 은행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계절의 흐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이기에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수많은 사람들이 매년 다시 찾아오는 곳이 되었습니다.
2. 거리예술제로 깊어지는 가을
은행나무가 노랗게 절정을 이룰 때를 기다려 축제가 열립니다. 올해 2025 은행나무길 거리예술제가 2025년 11월 1일(토)~2일(일)에 은행나무길 전 구간 및 곡교천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은행나무 마을의 서커스 카니발'이라는 주제로, 거리 퍼레이드, 마임, 버스킹, 퍼포먼스 등이 펼쳐지며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서커스 놀이터'도 운영된다고 합니다.
이틀간 이어지는 축제의 메인공연은 국내 서커스팀 초청공연과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서커스 퍼레이드이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접시돌리기, 벌룬아트, 페이스페인팅 등 아이들을 위한 놀이뿐만 아니라 어른과 가족 단위도 즐길 만한 공예, 발효음식, 전통체험도 있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노란 길을 배경 삼아 연주하는 버스킹, 불꽃 혹은 조명 퍼포먼스가 해 질 무렵 길을 환히 밝히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10월 하순경 아산문화재단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근 현충사와 연계해 역사 여행을 곁들이는 이들도 많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가을 소풍이자 역사 공부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됩니다. 주말과 명절 연휴에는 현지 농산물 직거래 장터나 간단한 먹거리 부스도 열려, 따뜻한 군밤이나 달콤한 호떡을 맛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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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곡교천을 즐기는 법
가을 절정기에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찾는다면, 하늘과 높이 맞닿은 은행잎 터널 속을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수천 장의 노란 잎이 흩날리며 길 위로 쏟아지는데, 그 모습은 마치 황금빛 비가 내리는 듯한 장관을 이룹니다. 바닥에 흩어진 낙엽은 발걸음마다 부드럽게 부스러지고, 곡교천의 물결을 음악삼아 천천히 걷다 보면 한 쪽 벤치에 앉아 숨 고르기 좋은 포인트도 보입니다. 이곳에서 노란빛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남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야간에는 '은행나무길 은하수 별빛'도 운영됩니다. 하루 3회(19:50, 20:50, 21:50) 10분씩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으로, 낮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합니다. 저녁에는 다소 쌀쌀할 수 있으니 얇은 외투나 담요가 필요합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2시간 기준 약 1천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가 가능하며, 주차는 공영주차장, 제1주차장, 제2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말이나 축제 기간에는 공영주차장이 붐비므로 제2주차장을 추천합니다. 주차 요금은 무료입니다.
은행나무길은 가을에 가장 빛나지만 사계절 내내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초록빛 나무 그늘, 겨울이면 고요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찾는 시기는 단연 가을입니다. 추석 무렵에 혹은 깊어가는 가을 어느 날에 가족과 함께 이 길을 걸으며 노란빛 추억을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